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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당뇨 환자의 꿈 - 연해주 고려인 영정사진 촬영기!

1937년 스탈린 통치하에서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사막지대로 강제 이주
당했다가 재 이주한 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는 러시아 연해주.


지난주 연해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우수리스크에 위치한 한 고려인단체
강당에 70여명의 고려인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모였다.

오랜만에 이들이 모인 이유는 바로 자신들의 영정사진을 찍기 위해서였다.
고려인들에게 영정사진과 가족사진을 찍어주기 위해 한국에서 온 박재완씨.


4년 전 러시아 연해주 사진 촬영 여행 중, 영정 사진 하나 없이 손바닥만한 빛바랜
사진으로 장례식을 치르는 모습이 안타까웠다는 그는 올해로 3년째 연해주 거주
고려인의 가족사진 및 영정촬영을 위해 봉사활동을 떠나고 있다.


일주일의 짧은 일정 동안 찾아간 곳은 우수리스크, 빨치산스크, 로보네즈너 등
고려인들이 살고 있는 연해주 전역. 6년째 당뇨병을 앓고 있고 최근 치주암 수술까지
한 그가 소화해 내기엔 힘든 일정이었다. 하지만 그가 찍어주는 사진을 받아든
고려인들의 환한 미소 때문에 이 일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는데..

작은 사진 한 장으로 고려인들이 같은 민족으로서 자신의 뿌리를 찾고
조국애를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사진작가 박재완씨의
연해주 고려인 사진 촬영기를 동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