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전에는...먹고..화장실가고.. 하는것이 이렇게나

큰 행복인걸 몰랐습니다. 먹으면 먹은만큼 버리는 것이

정상인데...

 

45세 나이로 대장암 말기에 저를 찾아온 친구는 수술하려다

말고.. 그냥 닫았습니다. 온몸에 다 퍼지고..대장이 꽉 막혀서

화장실도 못가고..옆구리가 터지기 일보직전에...응급실로

왔습니다. 일찌기 통증이 있었을텐데.. 왜그리도 무지한지..

 

열흘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수술실에 들어갔는데...

수술은 하지도 못하고..간신이 조금이라도 먹을 수 있게 항문으로

피스톤하나 넣어줘서.. 조금씩 먹기는 하지만.. 잘 눕지도 못하고..

 

식사때마다 변비약.소화제.진통제를 먹어야..

고작 반공기 먹은 밥을 내려보낼 수 있으니...

6개월 선고 받았지만.... 올해나 넘길지 모르겠습니다.

 

본인은 수술 잘된줄 알고..웃으면서 한달여만에 오늘 퇴원을 했습니다.

다 고치고서 갔음 좋으련만...고치지도 못한채.. 손을 흔들며 집으로 돌아가는

친구를 보내고 얼마나 펑펑 울었는지 모릅니다.

 

친구 앞에서는 가슴이 터지려는 아픔을 참으며 웃고..

뒤에서는 펑펑 흐느껴 울고... 그렇게 한달을 살았네요.

이게 바로 고문입니다.

 

우리는 먹고 싶은것 마음껏 먹고... 화장실 가고 싶으면..

마음대로 가고... 이것이야말로 얼마나 크나큰 축복인지 모릅니다.

이제는 화장실 갈때마다 "감사합니다"를 빼놓지 않습니다.

 

선생님... 건강은 건강할때 지키는거 잘 아시죠???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건 40세가 넘으신 분들은 꼭 대장 내시경

하시는거 잊지 마시라고 열번이고 백번이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초기에만 발견하면.. 잘라내고 얼마든지 살 수 있는데..

대장암은 전이가 빨라서 발견된 뒤에는 늦는다는 군요..

그래서..1-2년에 한번씩은 꼭 검진을 받아야 한다네요.

 

선생님... 제가 너무 맘이 아파서.. 선생님께 이런글을 다 올렸네요.

암튼 좋은시절 혼자 보내지 마시고...눈높이를 낮추셔서..

이 아름다운 가을에 가슴시려 하지 마시고... 따뜻하게 보내세요.

그럼..선생님 결혼식때나 뵙게 되겠네요.. 안녕히... 사랑하는 제자 드림.